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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일본미술사

동양미술사 - 일본(선사시대)

by cloudy_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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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홋카이도, 혼슈, 규슈, 시코쿠, 오키나와와 같은 섬으로 구성된 섬나라로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비교적 단일한 민족과 문화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본의 미술사에서는 조몬시대부터 시작하여 메이지시대까지 급격한 외부적인 변화 요인은 없었지만, 문화적으로는 몇 번의 큰 전환이 있었다. 그 첫 번째가 6세기 아스카시대의 도래인(渡來人, 대륙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외국인)에 의한 불교 미술을 포함한 대륙문화의 전래이다. 차츰 10세기가 되면서 대륙과의 왕래가 줄어들고 동아시아문화를 일본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그 후 북송과의 교류로 선종이 전래하여 수묵화와 같은 회화 양식, 차 문화, 선종 건축, 정원 등이 유행하면서 14~16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일본 문화가 완성된다. 특히 16세기 중반에 유입되는 서양 문화는 6세기에 들어온 불교 미술에 비견될 정도로 일본 문화를 크게 자극한다. 가부키나 우키요에 등 서양 문화에 대한 반작용적인 일본 문화가 성립됨과 동시에 서양 문화를 통한 근대화가 크게 진행된다. 그리고 19세기 메이지시대가 되면 서양의 근대적 국가 체제를 도입하여 현재에 이른다. 이러한 일본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면서도 섬나라라는 특징으로 인해 다양한 시대 구분법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여러 논쟁도 발생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최근의 일본 미술사 경향을 반영하여 시대를 구분하였다. 6세기의 아스카시대 이전을 선사시대로 명명하고 조몬, 야요이, 고훈시대로 세분하였는데 이 시기는 역사적 분류 개념이 아닌 고고학에서 사용되는 토기나 무덤 형식 등을 바탕으로 시대 명칭으로서 표기한 것이다. 특히 고훈시대는 3세기부터 8세기 초까지 내려오는 긴 시간을 가지고 있어 아스카시대와 중복되는 기간이 존재한다. 일본 미술의 시작인 조몬시대가 토기의 양식 명칭인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스카시대 이전의 일본 미술은 공예를 중심으로 전개됨을 알 수 있다.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공예 양식, 특히 회화, 조각, 건축은 아스카시대에 불교와 함께 전래된 대륙의 발달된 문화와의 접촉으로 인해 크게 개화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서술하게 될 아스카시대 이전인 선사시대의 회화, 조각, 건축은 하나로 묶어 간략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선사시대 先史時代

1. 회화, 조각과 건축

선사시대의 회화, 조각과 건축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이 시기의 회화와 관련해서 주목해 볼 만한 것은 고훈시대의 고분벽화이다. 일본 규슈 북부 지방에서 발견된 장식고분에는 인물이나 동물의 모습과 함께 둥근 문양이나 삼각 문양 등의 형태를 붉은색, 검정색, 녹색, 청색, 황색 등의 채색을 하여 그린 벽화가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6세기 말 후쿠오카현 다케하라 고분벽화에는 고구려 고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륙벽화와의 영향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특히나 주목된다. 현재 다케하라 고분은 원구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남향의 횡혈식 석실에 연도, 전실과 후실을 갖추고 있다. 안벽의 거석 중앙에는 일본적인 인물상과 고구려벽화에서 볼 수 있는 용이나 말 등의 형태가 짜임새 있게 그려져 있다. 수석의 전면에는 주작 및 현무로 판단되어, 일본 벽화고분 중에서도 한반도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예로 손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고훈시대의 대표적인 예로 기쿠치 하천 유역에 위치한 치부산고분이 있다. 일본 회화는 고훈시대까지를 원시적인 영역이라 하며, 이어지는 6세기 전반 아스카시대 불교 미술의 유입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조각과 건축 역시 불교 미술을 중심으로 진정한 예술적 세련미를 갖추게 된다. 아스카시대 이전의 조각은 다소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성격을 띠는 조몬시대(기원전 10000~기원전 3세기경)의 토우나, 하지키토기 생산자들에 의해 제작된 단순한 원통형을 기본 형태로 하는 고훈시대의 하니와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유물들에는 당시의 풍속이나 가옥, 인물, 가축, 생활 도구 등 다양한 종류의 조형이 소박적이면서도 명랑하게 표현되어 있다. 건축의 경우는 대부분 고고학의 영역에서 다루는 유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조몬시대의 취락지인 아오모리현 산나이마루야마 유적이나 야요이시대의 대규모 환호(環濠, 해자) 취락지인 사가현 요시노가리 유적 등에서 보이는 수혈식 주거 등의 유구에서 기둥의 구멍이나 흙을 판 흔적만 확인될 뿐 건축사에서 고려할 만한 건축물(지상 유구)은 현존하지 않는다. 다만 고훈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된 가옥문경을 통해 일본 초기의 건축양식을 추측할 뿐이다.

 

2. 공예

공예 미술은 크게 도자기, 칠기, 금속기, 유리기, 섬유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 중에서도 도자기와 칠기 분야가 조몬시대 이전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긴 시간 동안 일본의 공예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금속기의 경우에는 회화, 조각과 같이 불교문화가 전래되면서 중국의 장인이 도래한 아스카와 나라시대에서 주로 발전을 보였다. 유리기의 경우는 야요이 유적과 고훈시대에서 초보적인 유리 생산이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후 헤이안시대에 이르게 되면서 도자기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소강상태에 빠지게 되지만, 근대에 와서 서양의 영향으로 다시 부흥한다. 이어 선사시대의 시기순에 따라 공예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청동기시대 이전에는 일본 전역을 감싼 조몬시대가 있었고, 이를 대표하는 공예품으로는 단연 토기라 할 수 있다. 조몬토기는 승문, 즉 새끼줄 무늬가 특징이며 고대 일본 토기에서 볼 수 없는 격동적인 조형성을 보여준다. 약 만 년 전에 일본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조몬토기는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센푸쿠지에서 출토된 것이 있다. 조몬시대를 지나 야요이시대(기원전 300~기원후 300)는 약 600년간의 시기로, 토기 및 금속 등이 남아있다. 토기의 경우 좌우대칭의 안정된 기형을 유지하고, 단색의 주칠이 칠해져 있다. 이러한 야요이토기는 일본 동북과 규슈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만들어졌고 기원전 2세기에 절정을 이뤘으나 3세기에는 쇠퇴한다. 다음으로 고훈시대(300-710)는 일본에 왕권(야마토 왕조)이 성립되는 시기로서 이 시기의 미술은 대부분 고분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고훈시대의 공예품은 크게 토기와 금속기, 유리기로 구분할 수 있다. 토기는 이전 시대의 토기와는 다르게 높은 온도에서 구워진 경질토기가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의 백제나 신라, 가야 지방에서 생산된 경질토기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최초의 경질토기가 부르는 스에키가 있다. 금속기로는 오사카현 곤다마루야마 및 미야자키현 사이토시 사이토바루 고분에서 출토된 금제의 마구가 대표적이다. 이 마구에서 나타나는 투조된 용문 장식, 타원형의 경판과 심엽형의 행엽 등의 정교한 부분들이 일본에 전래된 예가 없어 신라의 마구이거나 신라의 마구를 모델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일본의 고분에는 서아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기가 출토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나라 니이자와센쓰카 126 고분에서 출토된 원형 유리완이 있다. 이 외에 발견된 고훈시대의 칠기는 나무나 대나무 등 다양한 기본재료를 사용하여 제작하였다. 그리고 7세기에 이르러 건칠기법이 출현하고, 8세기에는 누리베노 쓰카사(관영칠기공방)에서 칠기를 주도적으로 생산하였다.

 

 

[참고문헌]

이주형 외 5인 저, 동양미술사(하), 미진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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